Apr 15

컴퓨터에 있는 데이터를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Hongiiv님의 블로그 포스트를 읽고 간단하게 댓글을 남기려다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서 따로 포스팅을 한다.

첫째. 폴더 구조를 통한 정리법

파일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것을 구조화된 폴더에 넣는 것은 가장 직관적인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파일을 정리하게 되면, 누구보다도 파일을 관리하는 자신이 전체 데이터의 구조와 정렬 등을 책임지게 되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 데이터를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이 없을 수는 없는 법. 이렇게 의미를 기준으로 정리를 하다보면 정리 기준이 바뀌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A라는 제목으로 분류를 하던 데이터인데, 이 쪽의 데이터를 많이 다루다보니 A만으로는 부족하게 되어 A-1, A-2, … 등으로 나누고 싶어지게 된다. 뭐 데이터 개수가 적을 때는 그런대로 이렇게 분류를 쪼개는 것으로도 유지를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분류라는 것이 항상 hierachy를 정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논문을 읽었는데, 이건 화학에도 들어가고 생물학에도 들어간다면 이건 “화학” 폴더에 넣어야 하는지 아니면 “생물학” 폴더에 넣어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고민이 많아진다는 것은, 애초에 결정했던 분류 기준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데이터라는 것이 이렇게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한 해석일 것이다.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모든 파일에 내용을 반영한 적절한 이름을 붙이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파일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정보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한 종류의 파일에서는 이 전략이 적절하지만 다른 종류의 파일에 대해서는 이 전략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태그+검색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태그와 검색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파일에 적절한 태그를 붙여놓고 이 태그를 기반으로 검색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맥OS에서는 스마트폴더라는 이름으로 구현이 되어 있다.

사실 윈도우에서 가장 불편한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태그+검색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없다는데 있다.

물론 이 방법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라면 역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태그를 달아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나마 태그는 서로 다른 수준의 표현을 동시에 쓸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파일에 작성자, 내용, 출처, 날짜, 분류 등 상이한 수준의 정보를 태그로 넣을 수 있다) 폴더를 통한 분류보다는 더욱 현실적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전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태그를 다는 것이 편하고, 검색을 하는 것은 더욱 편해야 한다는 점이다. 검색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파일 시스템이 아닌 경우라면, 전체 하드 디스크를 검색하는 것은 시스템에 큰 무리를 주는 일일 수 있다. 또, 검색 엔진이 내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태그를 붙이나마나 한 일이 될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에 나오고 있는 데스크탑 검색 엔진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동작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불편한 일이기는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셋째. 나의 전략

맥을 구입하기 전에 사용하던 방식은 파일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논문 관련 pdf는 Endnote에서, 그림 파일은 피카사에서, 문서 파일은 폴더에 나누어서 정리, 프리젠테이션 파일은 날짜와 제목을 적어서 한 폴더에 몰아넣기 뭐 이런 식이었다.

이제 맥으로 전향한 후에는 방법이 거의 완전히 바뀌었다.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EagleFiler이다. 이 프로그램은 모든 종류의 파일에 태그를 붙이고 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DevonThink, Yojimbo, Evernote 같은 것들이 있다. (이 중에서 DevonThink같은 경우에는 추론 엔진을 가지고 있어서,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데이터 간의 연관 관계까지 파악해준다고 한다) 내 컴퓨터의 문서 폴더에는 교회, 개인, 연구 정도의 폴더가 있고, 필요에 따라 많은 파일을 써야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따로 폴더를 만들기도 한다. 바로 지울 수 있는 파일이 아니라면 다 EagleFiler에 넣고 간단한 태그들을 붙여놓는다. 이렇게 하면 EagleFiler는 파일을 자신의 디렉토리에 옮겨서 정리를 한다. 원본 데이터가 지워지더라도 백업본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신 하드디스크를 더 쓰는거지만) 최근에는 Leap이라는 프로그램이 매우 좋을 것 같아서 구입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메일의 경우에는 이메일 파산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MailTags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태그를 붙여놓고, 필요없는 메일은 Inbox에서 다른 폴더로 바로 옮겨놓는다.

논문의 경우에는 BibDesk + Yep의 조합으로 하고 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이 포스트에서…

넷째. 진짜 중요한 데이터인가

이사를 하거나 회사에서 자리를 옮기거나 하는 경우에 물품들을 정리하게 된다. 많은 경우, 이럴 때 뭔가를 많이 버리지 않으면 온갖 짐들은 늘어나기만 하고 줄어들지 않는다. 이렇게 늘어난 잡동사니들은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그래서 내가 관리하고 있는 파일이 정말 오랫동안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항상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와 하는 경우가 섞이게 되면 도리어 더욱 정신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이 진행되는 순서, 혹은 개인의 업무 플로우를 수정할 필요가 생긴다.

데이비드 알렌의 GTD는 이런 면에서도 큰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GTD에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모든 stuff를 모으는 큰 수집함이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이것이 바로 처리 가능한지를 판단해서 가능하면 바로 하고, 가능하지 않으면 미루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점이다. 파일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뭔가를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미루어 두던지, 다른 사람에게 보내던지, 아니면 삭제를 하던지, 혹은 참고자료로 분류해서 깊숙이 넣어두던지를 결정해야 한다.

결국, 효율적인 데이터의 정리라는 것은 다음 요소들의 결합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1.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 부지런함
  2. 빠짐없이 파일을 수집하고 분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반드시 컴퓨터 프로그램일 필요는 없다!)
  3.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
  4. 일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끈기

이 네 가지 요소가 잘 결합된다면 파일(을 포함한 여러 업무들까지)을 잘 관리하게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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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4

맥북을 구입한지 일년이 지났다. 작년 4월 12일에 구입을 했으니, 정확하게 말하면 1년하고 이틀이 지난거지만.

1년 전에 맥북을 사고서 블로그 포스트에 이런 글을 남겼었다.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놀거리를 찾은 것 같다

그 이후에 블로그에 맥과 관련된 글들을 꽤 올렸다. 그만큼 그동안 재미있게 놀았다는 말이다. 사실 맥을 사고 나서는 프로그램 구매라는 (윈도우를 쓰면서는 거의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생소한 항목이 지출 부분에 추가되었다. 지금까지 구매한 프로그램들을 헤아려보니 iWork 08, Leopard, Journler, Photonic, EagleFiler, MailTags, AppZapper, Exces, TextMate, VisualHub, Web Snapper, CosmoPod 등에 MUPromo 번들, 그리고 MacHeist 번들까지 40여개가 된다. (윈도우에서 EditPlus 2, 나모 웹 에디터, 아래아한글 2002, pdfFactory, Total Commander 정도였던걸 생각해 보면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이외에 무료지만 유료 소프트웨어보다 더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까지, 내 맥북에 깔려있는 프로그램이 약 170여개 정도 된다. 신기한건, 그 많은 프로그램들을 대부분 사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맥북 구입을 통해 맥과 만나게 된 이후에는 컴퓨터 사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패턴이 변화했다. 무엇보다 어플리케이션 중심의 사고방식이 일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변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방식이 윈도우식이라고 한다면, 할 일을 중심으로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찾는 방식이 맥의 방식이라고나 할까. 아마도 사용자 중심의 설계 철학이 좀더 잘 구현되어 있는 맥 어플리케이션들 덕분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어쨌든 맥이 윈도우보다 좋다는 생각은 지금까지 전혀 변화가 없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긴 시간은 아니다. 그런데 어느덧 내게 맥은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그와 함께 새로운 맥에 대한 유혹도 끊임없이 커져가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는 어떻게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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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1

예배인도자컨퍼런스 2007 LIVE

예배인도자컨퍼런스 2007 음반을 들었다. 대부분의 곡들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곡이었고, 이미 어노인팅 시리즈를 통해 찬양 인도를 해 왔던 강명식, 박철순, 이길우, 김영진 등 익숙한 분들이 찬양 인도를 맡았다.

최근에 들어서는 가요와 CCM의 음악적인 수준에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도리어 많은 경우에, 예산을 충분히 들여서 만들 수 없는 가수들의 음반보다는 도리어 CCM 음반들이 음악적 수준이 높다. 이 음반 역시 세션의 음악적 수준은 매우 높아서, 심지어는 미국의 워십 음반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아쉬움을 주던 녹음이나 믹싱같은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컬 부분, 그리고 음악적 아이디어의 다양성이다. 이 음반을 들을 때 (합법적으로 입수한) wma 파일을 aac로 인코딩하여 iPod에서 들었는데, 그러다보니 CD 번호가 매겨지지 않아서 CD1과 CD2의 음악이 뒤섞여 있는채로 들을 수 밖에 없었다. CD1과 CD2의 앞부분에 있는 찬양들은 모든 부분에서 유사하지만, 음악적인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강명식씨 쪽이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찬양 인도라는 것이 음악적인 재능을 자랑하는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음반화되어 사람들에게 들려질 것이라고 한다면 음악적으로 뭔가 새로운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곡들이 그리 새롭지 않은, 이미 익숙한 곡들이라고 할 때, 그런 익숙함에 편승하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새 노래로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시편의 말씀에 더 어울리는 것이리라. 내가 강명식의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지금까지 나온 모든 어노인팅 음반 중에서 5집이 가장 좋았고, 그 음반 중에서 내 슬픔 변해 한 곡을 제외하면 모든 곡이 제대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음반에서도 역시 강명식씨가 인도하는 CD1의 여섯번째 곡까지는 감탄과 전율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런 상황에서라면 어떤 식으로 노래를 할까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다.

나머지 곡들 역시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매우 잘 만들어졌고, 내가 만약 현장에 있었다면 매우 은혜롭게 느꼈을 것 같다고 생각되지만, 음반으로 듣는 입장에서는 매우 평이했고 굳이 끝까지 들어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다 들었다.)

익숙한 음악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어렵다. 요즘 가요계에서는 많은 가수들이 이른바 리메이크 음반을 내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 발라드를 단순한 보사노바로 만드는 것 이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것이 별로 없고, 그래서 잘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음반에서는 단순한 코드의 노래들에 재즈 풍의 화음을 넣음으로서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있는데, 실제 교회에서 연주되고 불려지는 노래들이 매우 단순한 코드 진행과 리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런 아이디어와 연주 기법은 열심히 연습해둘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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